나는 왜 발도르프학교를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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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발도르프학교 목공실에서

우리나라에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자식에게 일체의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공교육에 비해 높은 학비는 제쳐두고서라도 주변의 편견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하지만 편견이라는 것은 진실된 모습이 아닌 제3자가 바라본 왜곡된 상일 것이니 개의치 않아도 좋으리라. 남의 인생을 들여다 보고 시시콜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이에 관한 것이다. 내가 아이의 앞날을 언제까지 염려해 주어야 할까. 내가 예측하는 앞날이 과연 현실이 될까. 내가 성인이 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해 준들 그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성인이 되기까지 기본적인 인성과 지식을 갖추게 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추게 한다면 더이상 걱정할 것은 없다.

나는 불확실한 미래가 아닌 현재의 행복을 위해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많은 대안학교 중에서 발도르프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들을 정리해 본다. 10년이 지난 뒤에 나의 생각과 기대치는 어디에 머물러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일상의 톱니바퀴 속에서 허우적댈 때 나의 첫 마음가짐을 되새겨 보기 위함이다.

  1. 미래의 안정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시키지 않겠다.
  2. 끝없는 경쟁으로 치닫는 지금의 공교육, 인간을 재화로 바라보는 공교육을 반대한다.
  3. ‘교육은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인간이 가진 고유한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곧 교육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라는 발도르프 교육 철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4. 자연을 가까이 하고 인간도 그 일부임을 배웠으면 한다.
  5. 인간의 삶이 충분히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6.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스스로 갈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7. 대학 진학이 인생의 필수 관문이라 생각치 않는다.
  8. 교육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끝없는 상호작용과 변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도 그 과정의 중요한 주체이기에 적극적으로 교육에 동참해야 한다.
  9. 대안적인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학교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10.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살고 싶지 않다.
  11.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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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누리아빠

    잘 보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모두 희생시키지 않는다? 이건 제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입니다.
    지금의 인생도 인생이다…
    저도 엊그제 푸른숲학교 설명회에 다녀왔습니다. 비록 집이 멀어서 거기 보내기는 힘들 것 같지만요.
    아직도 집사람은 본인이 아이가 스스로 인생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을지 학신이 없다고 하네요.
    다음 주에 하는 동림자유학교 설명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거긴 그나마 지금의 어린이집과 비슷한 거리라서 희망이 보입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 StoryEnzin

      네, 반갑습니다. ^^&
      최근에 동림자유학교가 광주지역으로 이전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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