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신나게 놀아야지

나뜨랑해변에서

나뜨랑의 작은 해변가에서

지난 1월, 결혼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해변을 산책하며 조개 껍질도 줍고, 다리가 긴 게도 쫓으며 놀았다. 그리고 나는 모래 위에 우리 부부의 결혼 10주년을 축하하는 메세지를 남겼다. 이 모습을 본 둘째 J도 뭔가를 그리고 싶었나 보다. 손끝으로 글자를 쓰고 나름 예쁘게 장식을 했다.

그런데 왜 푸른숲학교였을까? 오빠 K가 다니는 그 학교에 입학하려면 두달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아니라 곧 다니게 될 푸른숲학교라니???
엄마, 아빠를 따라 자주 학교를 드나들었고 그곳의 언니, 오빠, 선생님들도 알고 있으니 학교가 생소한 곳은 아니리라.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으나 굳이 캐묻지 않았다.

학교 입학식날 J는 무척 설레였던 것 같다. 아침 일찍 똘망똘망한 눈으로 혼자 일어 났으니 말이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도 그런 모습을 보았던 것 같다. 한껏 멋을 내고 입학식에 참석한 J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주변을 경계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진지한 모습을 바라보는 내가 어색할 지경이었다.
입학식을 치르고 반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그 짧은 시간에 친구를 사귀었나 보다. 한 친구와 놀고 싶다며 마실을 가게 해달라고 떼를 썼다. 결국 그 아이의 부모와 함께 점심을 나누고 아이를 우리 집에 초대했다. 몇시간 만에 저리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J의 학교생활이 궁금한 나는 어쩔 수 없는 부모다. 이것 저것 물어보면 J는 종알종알 대답해준다. 입학한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신나고 재미있단다. 해가 나는 날이면 운동장에서 놀 수 있어 좋고, 비가 오는 날이면 나비가 예쁜 색종이를 나눠주니 그것 또한 즐겁단다.

오늘은 금요일, 주중에 마실이 허락되는 유일한 날이라 또한 기쁜 날이다. 아침에 동그란 해가 거실을 비추니 오늘은 신나게 놀 수 있겠다며 더욱 좋아라한다. 이런 동생의 모습을 지켜보던 오빠는 ‘니가 언제 신나게 안 논 적이 있냐’고 핀잔을 준다.

그래, 마음껏 놀자. 마음도, 몸도 쑥쑥 자라나게 말이다. 아이들에겐 놀이가 밥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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